주체109(2020)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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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10월 17일 《통일의 메아리》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35)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희찬작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 오늘은 서른다섯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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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며칠새 목장의 확장공사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산턱을 등지고 벌써 목장의 기초공사는 령선을 넘어서 어느새 벽체쌓기가 시작되였다.

오늘도 하루의 벅찬 전투를 끝낸 돌격대원들의 앞에서 정치지도원 강명국은 제 집안식구들과 무슨 살림살이문제를 의논하듯 절절한 목소리로 몇마디의 말을 하고있었다.

《동무들, 한주일도 채 못되는 며칠사이에 보다싶이 우리는 이렇게 놀라울 정도의 많은 일을 해놓았습니다. 정말 수고들이 많았습니다.…》

정치지도원은 문득 목이 메이는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갈린 목소리로 다시 이었다.

《우리가 하는 돼지목장확장공사가 대기념비건설장들에 비하면 뭐 그리 요란한 건설대상이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확장공사도 인민생활을 빨리 향상시킬데 대한 어머니당의 의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길이라는걸 명심하고 우리모두 하나의 마음을 안고 뛰고 또 뛴 결과입니다.

동무들!

우리가 애국의 구슬땀을 한방울이라도 더 많이 흘릴수록 우리 시민들의 밥그릇에 고기 한점이라도 더 많이 오르게 되고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이 풍족해질수록 어머니당의 걱정도 그만큼 덜어진다는것을 우리 잠시도 마음속에서 지우지 맙시다!…》

여기까지 말하고나서 강명국정치지도원은 허허 웃음을 섞어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이었다.

《그걸 누구보다 가슴깊이 간직하고있는 동무들이기때문에 모든 어려움을 말없이 이겨내면서 이렇게 뛰고 또 뛰였을거란 말입니다. 다 압니다, 동무들가운데서 누가 자기 집안의 어려운 사정도 내색을 하지 않고 매일 공사장에 만가동을 하는지, 또 몸이 말짼것도 참아가면서 웃는 낯으로 힘차게 삽질을 하는지 다 압니다.

그럼 우리가 동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제기할것들이 있으면 어서 제기하십시오.》

《예!》 하며 눈꼬리가 우로 쭉 째진 꺽다리청년이 벌떡 일어섰다. 상식적인 초상으로 말하면 까다롭게 생겼다고 해야 할 얼굴이였으나 뜻밖에도 모임을 아주 흥성거리게 만들어주었다.

《한가지 제기하겠습니다!》

《어서…》

《먹는건 일없습니다. 후방사업도 그만하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좌중을 가볍게 웃겨놓고나서 그는 이렇게 다시 이었다.

《재미나는 생활이 좀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나부터도 일이 끝나면 피곤한김에 세면도 제대로 안하고 그냥 누워서 자는 때가 많은데 군중무용 같은걸 하게 되면 처녀들하고 마주서서 손잡고 춤을 춰야 하니 세면이랑 하지 않고 나설수 있습니까? 머리도 빗어야 할거구 면도도 빡빡 해야 할거구… 처녀들도 또 우리하고 마주서야 하니 자연히 분이랑 바르구 눈섭도 그릴거구…》

와― 하하… 즐거운 웃음이 터졌다.

정치지도원 강명국이만은 정색한 눈으로 꺽다리청년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내가 놓치고있었구나, 한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젊은이들의 저 소중한 생활을.…)

꺽다리청년은 시침을 뚝 따고 자기의 말을 이렇게 매듭지었다.

《취침시간을 한두시간 좀 미루더라도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벅작거리는 재미나는 생활이 좀더 많게 되면 작업능률도 더 날것 같습니다.》

정치지도원은 눈물이 나도록 고마왔다.

《제가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있었습니다. 나에 대한 고마운 충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정치지도원은 뜨거운 눈길로 돌격대원들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얼마나 정이 가는 좋은 우리의 청년들인가. 힘들고 피곤한것쯤은 다 웃음으로 날려보내고 저렇게 벅작 떠들어대며 활기에 넘쳐있는 우리의 미더운 청년들이 있어 조국의 모습은 날로 아름다와지고있는것이다.

정치지도원은 알릴듯말듯 한 목메인 소리로 모임을 결속하였다.

《방금 제기한 그 훌륭한 제의는 제가 오늘 저녁부터 곧 집행하겠습니다. 다른 또 제기할 문제들이 없겠습니까? 그럼 다들 헤쳐가고 대대장동무와 최기옥동무만 여기 좀 남으시오.》

세사람이 모여앉았을 때 기옥이를 바라보는 정치지도원 강명국의 눈에는 금시 걱정이 가득 담겨졌다.

《초급단체위원장동무, 홍경식동무가 오늘모임에 빠지지 않았소?》

기옥은 가슴이 섬찍해지면서 입이 얼른 열리지 않아 겨우 이렇게 떠듬거리였다.

《오늘 아침에 나오지 않아서…》

《내 그래서 하는 소리요. 홍경식동무의 어머니가 후방물자를 싣고 여기 공사장에까지 찾아왔댔다는데 그건 정말 고마운 일이구… 그러나 홍경식동무가 혹 그 턱을 대고 오늘작업에 빠진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겨서 하는 소리요.》

그 말에 젊은 대대장은 오금이 좀 저려났던지 얼른 입을 열었다.

《정치지도원동지, 내가 잘못하였습니다.

홍경식동무의 어머니가 아들이 요새 밥도 제대로 안 먹구 건강이 말이 아니라고 너무 걱정하길래 정 힘들어할 때는 집에서 좀 쉬우라구…》

《글쎄, 몸이 아픈거야 어찌겠습니까. 그러나 혹시 그 후방사업의 명목으로 홍경식동무가 조금이라도 조직생활을 소홀히 하는데로 나갈가봐 걱정스러워서 그러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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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서른다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