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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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7월 31일 《통일의 메아리》
봄의 고향(92)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신홍섭작 《봄의 고향》, 오늘은 아흔두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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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도 사진을 넘겨받아 보더니 고개를 시원히 끄덕인다.

《아니, 정말 선녀것보다 더 멋지군요.》하고 저고리를 펼쳐본 하의영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질렀다.

하의영이 자개박이함을 꺼내들자 리성원이 다가가 받아들었다.

《이건 고려청자기인데 홍형이 해수, 자네에게 기념으로 보낸걸세. 만수대창작사라는 유명한 공예품창작기관에서 만들었다는데 나도 이런 진품은 처음 보네. 그리고 원앙새를 그려넣은 향로형식의 청자기는 그의 부인이 당신한테 전해주라고 하더군.》

청자기를 넘겨받은 서해수가 탄사를 뿜어냈다.

《히야, 정말 보기에도 처음이요. 이 비취색과 모란꽃새김무늬가 얼마나 조화롭고 변화무쌍하오. 참외모양을 형상한 이 형태선들은 또 얼마나 경쾌하고 날씬한가 말이요.》

《여기에 그려진 두마리의 원앙새는 금방 뛰여나와 날아갈것만 같군요. 이건 돈으로는 계산할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가진 예술의 극치란 말이예요. … 헌데 돈과 기업밖에 모르는 당신에게서 이런 뜻깊은 기념품을 받게 될줄은 정말 몰랐는데요.》

《그게 어디 내가 마련한거요? 홍형네 량주가 나의 조국방문을 기념해서 성의껏 준비한거지.》

하의영과 서해수의 눈길이 일시 마주쳤다. 그들을 바라보던 리성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곱씹었다.

《그렇소. 나에게는 분명 조국이였소. 조국!…》

감개가 무량한듯 머리를 끄덕이던 리성원이 서해수에게 말했다.

《해수, 자네 무슨 동포조직을 내온다던 일은 어떻게 돼가나?》

《잘돼가오.》

《그 일이 참 중요하다는것을 내 이번에 깨달았네. 나같이 조국이란걸 모르고 제 기분에 살아가는 동포들이 얼마나 많은가. 조금 있으면 그들은 물론 자식들도 모두 조국을 모르는 가련한 인생으로 되고말걸세. 그들의 마음속에 조국을 심어주어야 해. 그러면 우리 집 같은 비극을 당하지 않을거네.》

리성원은 패가와도 같은 자기 가정의 현실이 가슴아픈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천천히 거닐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던 서해수가 웃음어린 얼굴로 말했다.

《참, 형님이 마침 우리 동포조직이야기를 꺼냈으니 말이지… 내 오타와에 갔다가 희경이… 바로 혜림이 에미를 만났댔소.》

《그게… 그게 정말인가?!》

리성원이 놀란 눈길로 하의영을 바라보다가 서해수에게 시선을 돌렸다.

《내가 언제 거짓말을 합디까. 방직회사에서 녀공으로 일하는데 우리 동포조직의 핵심으로 있습디다. 그 지부의 활동경험을 알자고 갔다가 우연히 만났수다. 시부모님께 죄를 지었다구 하면서 혜림이가 돌아올 때쯤이면 자기도 집으로 오겠다고 합디다.》

《그래? 건강은 어떻든가?》

《퍽 수척해졌는데 기분이랑 명랑한걸 봐선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더군요. 동포조직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가 봅디다.》

《그렇단 말이지…》

리성원은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담고 머리를 끄덕거렸다.

《아마 혜림이도 인차 돌아올거요. 난 그렇게 믿고싶소.》

《자넨 정말 나한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야. 그렇지 않소, 여보?》

하의영이 말은 못하고 눈물이 글썽해서 고개를 까딱거리기만 했다.

《그런 실없는 소린 제발 그만두우. 차라리 우리 이악쟁이형수님한테서 술 한잔을 받는게 더 낫겠수다. 허허허!》

세사람은 즐겁게 웃었다.

이때 초인대화기가 울렸다. 하의영이 다가가 화면을 보더니 알지 못할 사람이라는듯 머리를 저으며 리성원을 쳐다보았다.

할수없이 리성원이 화면앞에 다가갔다.

《엉?!》

순간 그는 미간을 세웠다.

저 사람이 어떻게 나타났을가?! 정말 냄새를 맡는덴 귀신 한가지로군. 그의 인상이 이그러지는것을 본 서해수가 다가가며 물었다.

《누군데 그렇게 형님의 기분을 잡쳐놓는거요?》

《누구긴 누구겠나. 언제나 우리 동포들을 위해 뛰여다닌다는 그 친절한 사람이지!》

그의 말에 서해수도 상을 찡그렸다.

리성원이 대화기를 들었다.

《안녕하시오, 부령사님께서 어떻게 우리 집엘 다 왕림하셨소?》

대화기안에서 귀에 익은 살가운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 먼 해외려행길을 즐겁게 다녀오셨습니까?… 그런데 손님을 이렇게 밖에 그냥 세워둘 작정이십니까?》

대답을 하기조차 역겨워진 리성원은 안해에게 눈짓을 했다.

하의영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며 머리를 끄덕이고 나갔다.

《이건 꼭 궂은 장마비가 내리는 날 바지가랭이에 감겨돌아가는 개와 같다니까. 으음-》

서해수가 투덜거렸다. 그러더니 급히 앞탁우에 놓여있는 기념품들을 한아름 안아들고 옆방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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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 《봄의 고향》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아흔두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