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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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2월 11일 《통일의 메아리》
《권달수의 당당한 최후》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권달수의 당당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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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통지의 이름은 달수이다. 일찌기 과거에 급제해서 홍문관의 교리로 되였다.

연산군이 왕비로 있다가 쫓겨나 일반사람으로 된 페비 윤씨의 사당을 세우는 문제를 가지고 의논을 벌려놓고 하도 위엄을 돋구어 아래사람들을 억누르는 서슬에 누구도 감히 그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는 판이였다.

그러나 권통지가 그것은 돌아간 임금의 뜻이 아니라고 들고나서는 바람에 홍문관의 관리들속에서는 감히 다른 의견을 내놓는 사람이 없었다.

연산군은 대노하여 모두 형장을 쳐서 류배를 보냈으며 날이 갈수록 노기가 심해져 홍문관과 사헌부, 사간원의 관리들중에서 반대의견을 선창한 사람들을 극형에 처하려고 접어들었다.

당시 지나간 일을 들추어내여 죄를 다스리고 의견을 선창한 사람을 원쑤로 몰아붙이는 행위가 나날이 혹심해졌으므로 누구나 의례히 먼저 죽은 사람에게 밀어버리여 썩은 시체를 꺼내서 다시 처형하게 만들어 구차하게 모면하였다.

그러나 권통지만은 자기가 먼저 말했다고 스스로 인정하였으며 죽은 동료들을 저버리고 구차히 목숨을 건지려고 하지 않았다.

권통지가 반대의견을 먼저 내놓은 사헌부 관리와 함께 심문을 받을 때였다.

형구를 주런이 차려놓은 마당에서 옥사쟁이가 애원하였다.

《둘이 다 죽기보다는 차라리 한사람에게 떠맡기고 한사람은 살아얍지요.》

그러자 사헌부의 관리가 옥사쟁이의 말대로 《홍문관에서 사헌부보다 먼저 반대의견을 내놓았습니다.》라고 다시 말하였다.

그 말에 권통지가 눈을 부릅뜨고 한동안 노려보다가 《여봐, 여봐. 그래 네가 과연 나를 본따서 그랬단 말이지?》라고 하더니 붓을 빼앗아들고 서면으로 공술하기를 《불초한 신 달수가 감히 반대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구차하게 숨기여 목숨을 건질수는 없습니다.》라고 하였는데 공술서를 쓰는 동안 낯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사형수에게 주는 술을 선 자리에서 쭉 들이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사형을 받으러 나가니 혀를 차며 애석해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 권통지는 룡궁현에 귀양을 가있다가 붙들리여 돌아오는 길에 가족들과 영결하려고 영순리에 들리였다. 한 동료가 함녕촌에서 술병을 들고 찾아가 만나니 통지는 술병을 끌어당겨 단숨에 꿀꺽꿀꺽 들이키고는 그의 손을 붙잡고 《예로부터 간악한 참소로 임금을 나쁜 길로 인도하여 선비들을 살륙한자가 끝까지 자신을 보존한 실례가 어디에 있소? 나는 죽더라도 내 눈이 꺼지기 전에 그들이 망하는 꼴을 꼭 볼게요.》라고 하였는데 그의 낯빛과 목소리가 매우 강개하였다. 이어 눈물을 비오듯 흘리니 옆에 앉았던 사람들도 모두 흐르는 눈물을 걷잡지 못하고 옷깃을 흠뻑 적시였다.

통지가 불행하게 최후를 마친 다음 그의 안해도 피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전페하고 굶어죽었다.

새 임금이 왕위에 오른 뒤에 통지에게 벼슬을 추증하여주었고 부인을 위해서는 렬녀정문을 세워주었다. 그들 부부야말로 절개와 의리가 쌍벽을 이룬다고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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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