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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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12월 1일 《통일의 메아리》
《선행에 대한 보답》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선행에 대한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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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김가성을 가진 한 선비가 살고있었는데 집이 매우 가난하여 늙은 홀어머니에게 죽물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였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가 아들을 불러놓고 《너의 집은 본래 돌아가신 아버님때에는 부자로 소문이 났었느니라. 호남의 한 섬에 우리 집 노비들이 널려 사는데 그 수가 얼마인지 모른다. 네가 가서 찾아보아라.》라고 하며 궤안에서 노비문서를 꺼내주는것이였다.

선비가 그 문서를 가지고 섬에 찾아가니 섬안 백여호되는 부락이 모두 그 노비들의 자손이였다. 그들은 문서를 보더니 모두 몸값을 바쳤는데 그 돈이 수천냥이 되였다.

선비는 노비문서를 불살라 버린 다음 돈을 싣고 집으로 돌아섰다. 금강을 지나려는데 동지섣달 추운 날씨에 로인과 로파, 젊은 녀인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서로 물에 빠지려다 부둥켜안고 통곡하는것이였다. 선비가 이상히 여겨져 물으니 로인의 대답인즉 기막힌 사연이였다.

《내 아들이 충청도 감영에서 아전을 하다가 관청물건을 축내고 옥에 갇혀있소. 갚아놓으라는 기한을 여러번 어기여 래일 죽게 되였소. 그런데 돈 한푼 마련해 놓지 못했으니 이를 어찌하겠소. 외아들이 형을 받고 죽는것을 차마 볼수가 없어 내가 먼저 죽으려고 물에 뛰여드니 늙은 안해가 며느리와 함께 따라 죽으려고 덤비는구려, 그 죽는 꼴을 차마 볼수가 없어 서로 건져놓고 마주 통곡하는 참이요.》

《돈이 얼마면 되겠소?》

《천냥돈만 있으면 죽는 목숨을 살리오리다.》

《내게 그만한 돈이 있으니 이것으로 속죄금을 물도록 하오.》

선비의 말을 듣자 세사람은 너무 반가와 또 목놓아 우는것이였다.

《우리 네사람은 천냥돈으로 해서 살아나게 되였소이다. 그런데 이 은혜를 어찌하면 다 갚는단말이요. 하루밤 우리집에서 묵어라도 가시오.》

선비는 돈을 내주고는 세사람을 돌아보지도 않고 급히 말을 몰아 떠났다.

그 돈으로 빚을 갚고 아들이 놓여나오자 로인의 온 집안이 선비의 일을 두고 고맙게 여기며 그의 일이 잘 되기를 축원하여마지 않았다.

선비가 집에 돌아오니 그의 늙은 어머니가 반갑게 맞으며 《그래 무사했느냐. 노비들을 찾는 일은 어떻게 되였느냐?》라고 하였다.

선비는 금강가에서 있은 일을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어머니는 선비의 등을 어루쓸며 《내 아들답도다. 착한 일을 많이 하는 집에 경사가 넘쳐난다고 하였으니 오늘 가난타고 상심말아.》라고 하였다.

그후 선비의 어머니는 고생끝에 세상을 떠났다. 집이 가난하다보니 초종치레도 마련이 없었다. 김생은 풍수쟁이와 함께 묘자리를 구하러 다니다가 어느 한곳에 이르렀다. 지세를 살펴본 풍수쟁이는 무릎을 치며 《부귀복록이 이루 말할수없는 명당이외다. 그런데 산아래 부자집이 있는듯 하니 이걸 어찌하겠소.》라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어떨가 하여 김생이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부자집은 김씨댁이라 한다. 들판의 기름진 옥답은 물론이요 마을의 모든 집들이 다 그 집에 매인 사람들이라 한다.

김생은 날이 저물어 산에서 내려와 그 집에서 하루밤 묵어가기로 하였다.

한 젊은이가 나와 맞아들이더니 이어 저녁밥을 차려내왔다. 김생이 등잔불을 마주하고 앉으니 슬픈 생각에 가슴이 무너지는듯 하여 저절로 장탄식이 나왔다.  이때 갑자기 젊은 녀인이 안에서 나와 지게문을 밀치고 곧추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김생을 붙들고 소리내여 우는데 목이 메여 말을 번지지 못하였다. 이 모양을 보던 젊은이가 눈이 휘둥그래져 웬일인가고 묻자 녀인은 《은인이 왔소이다. 이분이 금강에서 우리 세사람을 살려준 은인이올시다.》라고 대답하였다.

그 말을 듣자 젊은이와 주인늙은이, 로파까지 달려들어 김생을 붙들고 통곡하는것이였다. 김생은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멍하니 앉아있을뿐이였다.

대개 그 젊은 녀인은 금강에서 김생을 떠나보낸후부터 밤이면 향을 피워놓고 은인을 만나 만분의 일이나마 은혜를 갚게 해달라고 빌어 온터였다. 녀인의 남편 역시 옥에서 풀려나오자 아전노릇을 그만두고 이곳에 이사하여 살면서 애써 살림을 꾸린 결과 지금에 와서는 큰 부자가 되였던것이다. 젊은 녀인은 매일 바깥채에 드는 손님들을 눈여겨보며 용모가 비슷한 사람을 찾던중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때에 와서 비로소 은인을 만나게 된것이였다.

주인은 김생이 상사를 당한것을 위로하다가 묘자리에 말이 미치여 알고보니 그 산이란 바로 자기 집 뒤산이였다. 주인은 묘를 파고 상여를 가져오는 일들을 모두 자기 집 종들을 시켜 담당하게 하고 또 교자 한채를 보내여 김생의 안해까지 태워오게 하였다.

거상기간이 끝나자 주인은 집과 논밭을 다 김생에게 넘겨주고 떠나갔다. 김생이 주인을 붙들고 《이렇게 다 두고 가면 어떻게 할 작정이요?》라고 하니 주인은 《이 뒤동네에 또 다른 살림을 장만해 둔것이 있으니 그것이면 살아갈수 있소이다. 이것들은 다 댁의 덕분으로 생긴것이니 어찌 내것이라 하겠소. 사양치 말아주기 바라오이다.》라고 대답하였다.

그후 김생의 집안은 번창해지고 영화를 누리게 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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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