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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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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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8월 31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열세번째시간입니다.

7

찬수에 대한 공격은 한참동안 맹렬히 전개되였다. 누구 하나 찬수편에 서서 찬수를 옹호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김치선은 계속 찬수를 공격하였다.

《에- 홍선생은 어째서 또 내가 특별히 전화로까지 지시를 했는데두 불구하고 오영애의 학부형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그 사람의 분격을 일으키게 했느냐 말이요? 이것은 결국 홍선생이 교장의 지시에 복종치 않고 자기의 딴 사상을 가지고 학부형을 선동한것으로밖에는 볼수 없는 일이요.》

김치선의 공격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성오도 성을 내며 또다시 입을 벌리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선생의 모든 행동이 우리 학교 교원으로서 적당치 않다고 인정되기때문에 사직할것을 본인에게 요청합니다. 다른 선생들, 의견 말하시오.》

윤성오는 모여앉은 간부교원들을 쭉 한번 둘러보았다.

《그렇습니다. 본인의 장래를 위해서도 그게 좋은 방법이죠.》

《우선 어제 밤 사태에 대해 학교로서의 위신을 세워야 할테니깐 그 방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두 동감입니다. 홍선생은 예술가로서는 몰라도 우리 학교의 교원으로서는 좀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별로 말이 없이 우두커니 앉았던 두세명의 간부교원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윤성오의 뒤를 이어 이렇게 맞장구를 치고나섰다.

찬수는 이 순간 흥분된 감정을 참을수 없었다. 그는 너무도 심한 모욕을 당하였다고 느껴지자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좋습니다. 사직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선사람이며 이 학교는 조선사람의 딸들을 가르치는 학교란것을 잊지 마십시오. 연회에서 술에 취해 나온 미군장교가 순진한 우리 녀학생을 끌어안아 차에 태워가려는것을 보고도, 아니 그 녀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어찌 가만히 있을수 있겠습니까? 나는 민족적량심에서, 교육자적량심에서 도저히 그대로 볼수 없었던것입니다. 나는 그 학생이 누구인가를 알려고 할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위험한 순간에 뛰여가서 끌어내리고난 뒤에야 비로소 그 학생이 영옥인것을 알게 된것이고 미군장교에 대한 폭행을 운운하지만, 사실은 내게 폭행을 가하려던 미군장교가 내가 피하는 바람에 제풀에 넘어졌고 또 내게 권총사격까지 한것입니다. 사건전말은 이런것입니다. 이러한 엄연한 사실을 너무 외곡하지 마시고 영옥이에 대해서 내가 불순한 생각을 품었다는 중상적인 언사들은 취소해주십시오. 그것은 나의 불명예인 동시에 영옥이에 대한 불명예로도 되는것입니다.》

찬수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김치선은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에- 그럼 긴급회의는 이것으로 그칩시다.》 하고 페회를 선언했고 모여앉았던 간부교원들은 모두 일어나 흩어져나가버리였다.

찬수는 더 말을 계속하지 못하고 잠간동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다가 밖으로 나오려 했다.

《홍선생, 잠간 좀 앉아계시오.》

김치선은 갑자기 친절한 어조로 찬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실은 오늘 긴급회의를 내가 소집한것으로 오해는 마시오. 이 긴급회의는 리사회의 지시로 열린것이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와 홍선생사이에 무슨 감정이 있겠소. 나는 홍선생이 사직하고 나가는데 대해서 누구보다도 섭섭하오. 부디 나에 대해서 오해는 마시오.》

찬수는 김치선의 등치고 배만지는 수작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찬수는 더 서서 김치선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였으므로 휙 밖으로 나와버렸다.

복도를 걷는 찬수의 두다리는 부들부들 떨리였고 두주먹은 자기도 모르게 불끈 쥐여졌다.

그는 본관을 나와 미술교실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미술교실이였다. 의자에 풀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워문 찬수는 얼굴이 홧홧 달아올라왔으므로 창문을 활짝 열어제끼였다. 초겨울의 찬 공기가 량볼을 스치건만 그는 그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담배연기를 길게 빨았다가 다시 푸- 하고 내뿜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열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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